최근 권리침해신고제도라는 것 때문에 블로거뉴스가 접속차단이 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
권리침해신고제도로 인한 접속차단의 사례는 보람이랑 님의 기사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536942 와 한글로 님의 기사 http://media.hangulo.net/241 를 참조하세요.)

 

그래서 우선 권리침해신고 및 접속차단과 관련한 법률규정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접속차단을 가능하게 하는 규정은 정보통신윤리심의규정 제16 1 1호입니다.

(정보통신윤리심의규정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및 동법 시행령에 근거하여 발령된 하위법령입니다.)

 


16(시정요구) ① 위원회는 제13조 제2호의 규정에 의한 결정을 하는 때에는 법 시행령 제22조의12 1항의 규정에 따라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및 게시판 관리·운영자에게 다음 각 호의 시정요구를 할 수 있다.

1. 해당 정보의 삭제 또는 접속차단

(이하 생략)

 

13(심의결정) 위원회는 제12조의 규정에 따른 심의를 함에 있어 다음 각 호의 결정을 하여야 한다.

1. 해당없음

2. 16조의 규정에 따른 시정요구

(이하 생략)

 

현행 정보통신윤리심의규정의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심의의 요청이 있은 후,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심의를 한 후에 내리는 결정 중의 하나가 해당 정보의 접속차단 입니다. 더구나 동 규정 제18조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심의를 통해 내린 결정이 접속차단인 경우, 해당 정보의 관리·운영자 및 이용자는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권리침해신고가 접수되자마자 해당 정보를 접속차단하는 행위는 현행 규정에 비추어볼 때 위법한 행위입니다. 접속차단의 주체가 정확히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처럼 신고와 동시에 해당 정보의 접속을 차단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위법하게 침해하는 것일 수 있으며, 접속차단 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 규정까지 두고 있는 현행 규정의 내용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나 한글로 님의 사례와 같은 경우는 이러한 문제점이 심각하게 드러납니다.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신문보도내용을 올린 포스트에 대해 권리침해신고가 접수되었다는 이유로 해당 포스트가 한 달간 접속이 차단되었다가 비로소 최근 접속차단이 해제되었는데,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결정내용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권리침해신고가 각하되었기에 접속차단이 해제되었다고 합니다.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권리침해신고가 기각된 것도 아니고 각하된 것이라는 점입니다.


기각이란 다툼이 되는 대상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본 결과 신청인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결정이고, „각하란 신청인의 주장 내용을 검토해보기 이전에 이미 신청 자체에 문제가 있어 신청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결정입니다. 각하결정은 쉽게 말해 번지수를 잘못 찾아왔거나, 엉뚱한 사람 붙들어왔다는 말입니다.


기각도 아닌 각하결정이 내려질 정도의 엉터리 권리침해신고로 다른 사람의 표현의 자유를 대략 한 달간 제한해온 것입니다.


참고로 정보통신심의규정 제3조는 신속성의 원칙을 심의의 기본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원회는 기각도 아닌 각하결정을 내리는데 무려 한 달이나 걸렸더군요.
 


3(심의기본원칙) 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원칙을 심의의 기본으로 한다.

1. 최소규제의 원칙

2. 공정성 및 객관성의 원칙

3. 신속성의 원칙

4. 비밀보호의 원칙

 

물론 권리침해신고 제도가 지니는 본연은 목적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타인의 저작권과 같은 권리들을 침해하거나, 타인의 명예 등을 훼손하는 게시글들은 마땅히 수정되거나 삭제되어야 하겠지요.


하지만 타인의 권리가 침해되었는지, 타인의 명예가 훼손되었는지가 명백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고만 들어오면 무조건 접속을 차단하는 것은 글쓴이의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고, 특히 일정한 목적을 위해 이러한 신고가 남용될 수도 있다는 점이 이번 일들을 통해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행 규정에 부합하게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 결정을 통해 해당 정보를 삭제하거나 접속차단을 하는 것도 헌법이 보호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일 가능성이 있는 마당에, 위원회의 심의, 결정도 없이 권리침해신고만으로 접속차단을 하는 것은 인터넷 상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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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라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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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따뜻한카리스마 2008/08/10 14: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합니다. 당하고 보니 더 실감나네요.